자미 꽃그늘 돌아서는 - 김윤배 분홍 꽃숭어리에서 몸내가 올라왔다 향기이기도 하고 정한이기도 했다 자미를 두고 설렘은 후회거나 탄식이었지만 홀로 피고 이울기를 한 계절이다 자미는 마지막일지 모르는 꽃망울을 터뜨렸다 자미꽃 여름은 내내 혼돈의 서사들이다 우레 다녀가고 낙화의 새벽 뒤엉키는 일 잦았다 먼저 핀 꽃이 먼저 시들지 않는 모순, 낙화의 길에 들어서 뛰어내릴 순간을 찾는 일은 더 혼란스러웠다 보이지 않는 질서가 꽃 피우고 지우는 밀명, 이끌지는 않는다는 걸 알았다 끝내, 자미 꽃그늘 돌아서는 여름 한낮 *시집/ 마침내, 네가 비밀이 되었다/ 휴먼앤북스 미선나무의 흰 꽃의 시간 - 김윤배 척박한 봄이었으니 꽃차례조차 무한총상이다 너는 그렇게 봄의 시간을 묶고 삶을 묶는다 속수무책, 부러지기 쉬운 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