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먹구름을 발표하고 - 김대호 한사람에 대한 치유가 살아 있는 증거가 될 때 그날, 난 아무것도 안 하고 걷기만 했다 아무것도 아닌 것만 보았다 병원에서 나와 편의점까지 가는 동안 거리에서 무수한 행인들의 눈빛이 이국의 문장이 되어 내 외투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왔다 손바닥 실금이 젖었다 살아질 거예요 걱정 마세요 의사의 말이 평범하게 남아 있다 이 이국의 거리 의사의 말을 나는 이해하지 못했고 내가 의사에게 질문한 것도 모국어가 아니었으니 두려움의 파장만 있다 먹구름을 발표하는 날씨이다 편의점을 나오면서 병원 복도에 대기 중인 환자들의 눈빛을 닮은 상품들이 진열대에 다소곳이 진열돼 있는 것을 보았다 그날 나는 이국에서 온 통증을 모국어가 아닌 중얼거림으로 몸에 담았다 *시집/ 우리에겐 아직 설명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