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를 가지 못한 젊은이의 몽정 - 정경훈 울고 싶을 때가 있다 보도블록을 걷다가 엊그제 구두를 밟고 지나간 말라뮤트가 생각나서 괜히 울컥할 때가 있다 욕봤다 왜 하필 전봇대를 차 본다 있는 힘껏 디딤 발을 딛고 없는 힘껏 공을 상상한다 파리의 한옥과 도시의 몰락 가지 말자고 하면 가지 않았을 텐데 못 간다고 하면 너네들 죽여 패서라도 가야겠다는 태생의 객기 아, 나는 얼마나 많은 노래를 부르며 축구를 했던가 그라운드를 뛰어다닐 때 그리고 부조리가 끝난 후에 가시나를 위하여 바친 러브송은 몇 명의 귓밥을 휘둘렀는가 그 노래방 그 단칸방과 그 냉장고 그 매실과 그 목마름 밤과 달빛에 비치는 그이의 목젖 습관처럼 헤어져도 버릇이 들어 왕래하게 되는 이성의 항구 나는 많이도 버렸다 인사는 각별하게 하지만요 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