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봄, 노을 속으로 몸을 던진 사랑이여 - 황원교
그해 봄, 노을 속으로 몸을 던진 사랑이여 - 황원교 그해 삼월은 유난히 따스했다. 한 여자와 죽도록 사랑을 하여 동백꽃 같은 아이를 갖고 쥐똥나무 울타리 밑으로 봄을 속삭일 때 사랑만 있으면 배고프지 않고 사랑 때문이라면 기꺼이 죽어도 좋을 그 어리석은 희망이 무참히 낙태된 저녁, 나의 사랑은 꽃샘추위에 언 꽃처럼 떨어지고 떠나간 여자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급성 폐렴과 열병에 시달리며 그렇게 봄이 가고 아침이면 베갯잇에 묻어 있는 한 움큼씩의 머리칼을 보며 의사는 항생재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끝끝내 용서할 수 없는 사랑이 증오를 낳고, 분노를 낳고, 절망을 낳고, 더 이상의 출산 능력을 상실한 폐경기 여자처럼 우울증에 시달리던 그해 봄, 노을 속으로 몸을 던진 사랑이여! *시집, 빈집 지키기. 문학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