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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사 뒷산으로 세월이 간다고 - 류정환

보살사 뒷산으로 세월이 간다고 - 류정환 그 농담 같은 굽잇길을 어떻게 다 지나왔을까 보살사 극락보전 앞마당에 서서 중얼거리다가 뒷산으로 가는 세월을 보았다며 그대는 쓸쓸하게 웃었지요. 세월은 아마 산을 넘어간 모양이지요. 잠깐 낮잠에 든 그대의 배낭을 훔쳐 들고 달아나는 동네 악동같이 재빨라서 한달음에 훌쩍 산등성이를 넘어갔을 테지요. 그 길을 따라 꽃이 피고 지고 낙엽이 흩날려도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아서 엊저녁 산을 넘어간 목탁소리처럼 산 너머 마을에서 무심코 같은 짓을 되풀이할 걸 알아서 그대는 여기 남아 헛헛하게 웃지만 산을 넘어가며 배낭을 뒤져 빈속을 들여다보고는 세월 또한 쓸쓸하게 웃었을 테지요. *시집, 상처를 만지다, 고두미 손금 - 류정환 이놈의 강은 깊이를 알 수가 없다. 오랜 가뭄으..

한줄 詩 2019.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