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류장에서 작아지다 - 류정환
정류장에서 작아지다 - 류정환 걷기엔 좀 먼 거리, 나는 늘 거기쯤 서 있었다. 선거얘기로 우울한 꽃을 피우며 신문들이 꽂혀 있는 가판대를 빨리 지나 또 한 무리의 버스들이 가 버렸다. 내가 선택한 사람은 왜 모두 떨어지는지, 위산과다인지 소화불량인지, 생각할 때마다 울컥 신물이 넘어왔다. 언제부터인가, 속이 더부룩해지기 시작한 것이. 곧 나아질 거라고 사람들은 수없이 많은 처방들을 선심 쓰듯 쏟아 놓았으나 시내버스처럼 낡은 수법의 속임수일 뿐, 그것은 쉽게 오지 않았다. 늘 걷기엔 먼 곳에 있었고 왜 나는 멀리 있는 것만 그리워했는지. 자꾸만 헛배가 불러오고 현기증이 잦아졌다. 다 그런 거라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긍정하는 것들이 늘어갈 즈음 안도감과 함께 버스가 도착했다. 그렇게, 나는 하루하루 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