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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타는 감자꽃

감자 하면 강원도를 떠올리는데 제주에도 감자밭이 많았다. 감자꽃이 주목 받는 꽃은 아니다. 호박꽃과 함께 무시 당하는 꽃이라고 해도 되겠다. 가던 길 멈추고 바람 타는 감자꽃을 바라보고 섰노라니 권태응 선생의 유명한 동시가 생각난다.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파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보나 마나 하얀 감자. 자주꽃을 보자 파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다. 정말 자주 감자가 맞는지,,

다섯 景 2019.05.03

제주 올레길 11코스

올레길 11코스는 하모체육공원에서 시작해 무릉리까지 걷는 길이다. 이 코스도 제주 올레길에서 기억에 남는 길이다. 걷는 동안 단 한 사람도 만나지 않은 길이기도 하다. 가능한 사람 없는 때를 골라 걷는 편이긴 해도 맞은 편에서 오는 사람 한 두명은 만나기 마련인데 이 길에서는 아무도 없었다. 별 인기가 없는 코스이기도 하다. 울창한 곶자왈 숲길을 걸을 때는 잠깐 길을 잃기도 했으나 곧 리본을 찾을 수 있었다. 한적해서 더욱 좋았던 길이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겠으나 나는 이 코스가 제주 올레길 중 가장 인상에 남은 길이다. 11코스는 종착지에 도착할 때까지 근사한 카페는 커녕 요기를 할 만한 곳도 없다. 인기 없는 코스의 장점이다. 출발지 바로 옆에 큰 마트가 있으니 여기서 물과 요깃거리를 준비하면 좋..

일곱 步 2019.05.02

제주 올레길 10-1 코스. 가파도

가파도 가는 날이다. 가파도는 올레길 10-1코스로 부른다. 우도가 1-1코스라 하듯 가파도를 10코스의 일부로 넣은 모양이다.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조금 세게 부는 날이다. 가파도는 오래전에 간 적이 있다. 30여년 전에 제주에서 약 1년 정도 살았는데 가파도를 갔었다. 그때는 배편이 하루에 두 번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후 마라도는 두세 번 갔으나 가파도는 기회가 없었다. 섬은 그대로인데 풍경이 변했다. 물론 나도 변했다. 가파도는 거의 평지에 가까운 섬으로 바람길 따리 무작정 걸어도 좋은 곳이다. 가파도 가는 배는 운징항에서 매시간마다 있다. 청보리 축제 기간에는 거의 30분 간격으로 있다고 한다. 가파도는 그리 큰 섬이 아니라서 코스를 정해 놓고 걸을 필요는 없다. 그냥 발길 닿는대로 쉬엄쉬엄 ..

일곱 步 2019.05.02

제주 올레길 10코스

올레길 10코스는 화순 금모래해수욕장에서 대정읍 하모체육공원까지 걷는 중간급 길이다. 제주 올레길을 추천하라면 이 길이 첫 번째다. 제주 색깔을 가진 땅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약 6시간 정도의 코스인데 걷다가 풍경에 꽂히면 한참을 머물곤 했더니 8시간 가까이 걸렸다. 예전에 송악산에만 잠깐 올랐다 간 적이 있다. 느긋하게 송악산에서 바라 본 바다도 좋고 마늘밭, 보리밭, 감자밭이 펼쳐진 들길도 좋다. 일제 강점기와 제주 4.3 사건을 돌아보게 하는 유적도 여러 곳 있다. 걸어야만 보이는 풍경을 가슴에 담기에 좋은 길이다. 혼자 걷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수퍼에서 물과 캔커피 등 약간의 간식을 샀다. 비가 한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한다. 오늘 날씨 맑을 거라 했어요. 주인이 위로한다. 빗방..

일곱 步 2019.05.01

제주 올레길 9코스

올레길 9코스는 약 8킬로 남짓 되는 길로 3시간이면 충분히 걸을 수 있다. 하루 일정으로 걷기보다는 8코스 나 10코스 일정 중에 포함시켜 걸어도 되는 길이다. 무리할 것은 없지만 조금 일찍 출발하면 두 코스 합쳐 8시간 정도에 무난하게 걸을 수 있다. 이 길에서 해변이 보이는 박수기정과 숲이 울창한 월라봉은 등산 기분이 나기도 한다. 나는 8코스를 걷고 나서 9코스까지 내쳐 걸었다. 총 8시간 조금 넘게 걸렸다. 이따금 빗방울이 떨어지는 날씨였지만 걷기에는 무난했다. 별로 인기가 없는 길이라서 이 코스를 걷는 동안 단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박수기정을 걸으면서 내려다본 해변 풍경이다. 바람이 거세지고 비까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후두둑 빗방울이 카메라에 떨어진다. 빗물을 닦으면서 무슨 버튼을 ..

일곱 步 2019.05.01

제주 올레길 8코스

8코스는 월평리에서 대평 포구까지 20킬로 정도의 다소 긴 코스다. 그래도 하루 일정으로 충분한 것이 이 길은 비교적 평탄한 코스이기 때문이다. 나 같은 사람에게는 딱히 매력은 없으나 체력이 약한 사람은 이 코스가 제격이다. 주상절리로 유명한 길이기도 하다. 이날은 아침에 약간의 비가 내리다가 갰다. 잔뜩 흐린 날씨라 비옷을 준비하고 출발을 했다. 조금 걸으면 약천사라는 절이 나온다. 아마도 제주에서 가장 큰 절이 아닌가 싶다. 잠시 경내를 걸었다. 어제의 좋은 날씨에 비해 출발하면서부터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걷기에는 비교적 문제 없는 날씨다. 다시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졌으나 비옷을 입기에는 애매하다. 아무도 없는 호젓한 길을 걷다 보니 대포항이 나온다. 대포항을 지나면 중문 광광단..

일곱 步 2019.05.01

제주 올레길 7코스

7코스는 서귀포 올레 여행자센터를 출발해 월평리까지 걷는 코스다. 7코스는 다소 길어서 6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나는 쉬엄쉬엄 가려고 아예 7시간으로 예상하고 걸었다. 걷는 속도보다 조용한 곳이 보이면 오래 앉아 있다가 가는 편이다. 외돌개 등 유명 관광지가 끼어 있어서 사람이 제법 많다. 올레꾼들보다 자동차로 한두 대목을 보기 위해 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일찍 나설수록 사람을 덜 만난다. 8시 조금 지나 출발했다. 남성마을 입구 공원이다. 공원 주변에 시비가 여러 개 있었다. 멀리 천제연 폭포가 보인다. 삼매봉을 올랐다가 이름도 예쁜 돔배낭길 시작점에서 선녀탕을 만난다. 이곳부터 외돌개까지 해안 절경이 펼쳐진다. 관광 엽서에도 나오는 그 유명한 외돌개다. 몇 번 온 곳이지만 오늘은 날씨가 좋아 더욱..

일곱 步 2019.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