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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 15코스

15코스는 한림항에서 출발해 애월읍 고내 포구까지 걷는 약 여섯 시간 길이다. 15코스는 두 개가 있는데 도중에 수원리에서 갈라져 A코스와 B코스로 나뉜다. B코스는 해변을 걸어 고내 포구로 가고 A코스는 내륙으로 들어가 금성리와 남읍리를 거쳐 고내 포구에 닿는 길이다. 나는 산중과 들길이 번갈아 나오면서 제주의 시골 마을을 느낄 수 있는 A코스를 걸었다. B코스는 나중 비양도 들어갈 때 걸을 계획이다. 한림항을 출발해 아름다운 해변길을 걷다 보면 아담하고 조용한 마을 수원리가 나온다. 정갈한 마을을 지나 들길을 한동안 걸으면 14코스 갈림길 표지판이 나온다. 내륙을 걷는 A코스로 길을 잡는다. 수원리는 생각보다 큰 마을이었다. 아담한 입구에 비해 섬이라는 생각을 잊게 만드는 드넓은 들녘이 펼쳐진다. 끝..

일곱 步 2019.05.20

제주 올레길 14코스

14코스는 14-1이라는 아우 코스가 있다. 14-1은 저지리 알못, 문도지오름을 거쳐 오설록 녹차박물관까지 이어지는 내륙 코스다. 들를 수 있는 몇 군데 명소 빼고는 울창한 곶자왈 숲길을 내내 걸어야 하는 조금 무서운(?) 길이기도 하다. 중간에 저지예술인마을이 있어 이 길은 나중에 걷기로 한다. 저지예술마을에는 제주 현대미술관, 김창열 미술관, 서담 미술관 등이 있다. 오늘 걷는 14코스는 내륙 저지리에서 비양도가 보이는 한림 해변 쪽으로 걷는 길이다. 흐린 날씨 속에 일단 출발을 한다. 막 출발을 하는데 강아지 한 마리가 계속 따라온다. 저지리에서 잠시 쉴 때 건빵 몇 개를 던져 줬더니 그 맛을 알고 그런가 보다. 희한하게 강아지가 올레길을 안다. 앞서서 걷다가 간격이 벌어지면 서서 기다렸다. 가라..

일곱 步 2019.05.19

찔레꽃이 있는 하루

유행가에서나 듣던 찔레꽃이 길에 지천으로 피었다. 어릴 적에는 순을 따서 먹기도 했지만 딱히 찔레꽃에 대한 추억은 없다. 장사익은 찔레꽃 향기가 슬프다고 노래 했지만 찢어지게 가난한 일상에서 그 향기에 슬퍼할 겨를이나 있었겠는가. 슬픔도 여유가 있어야 한다. 슬픔보다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는 찔레꽃이다. 향기 품은 바람은 덤이다.

다섯 景 2019.05.18

제주 올레길 13코스

올레길 13코스는 용수 포구에서 출발해 바닷길 없이 저지오름까지 순전히 육지 안쪽으로만 걷는 길이다. 5시간 정도 소요된다는데 일정상 10분의 1쯤의 길은 같은 날 걸어야 했다. 12코스를 내쳐 걷고 나니 오후 3시다. 용수 포구에서 30분 이상 머물다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13코스 일부를 조금 걷기로 했다. 용수리는 여러 전설을 간직한 작은 마을인데 일정에 여유가 있어 쉬엄 쉬엄 둘러보기로 했다. 김대건 신부를 기리는 천주교 성지다. 나는 종교는 없지만 천주교에 호의적이다. 내가 아는 신자들은 타종교를 배려할 줄 알고 드세지 않아서 좋다. 성당에 작은 모임이 있는지 몇 분이 모여 있었다. 봉지 커피 한 잔을 권하기에 아주 달게 마셨다. 올레길을 살짝 벗어나 용수리 마을 길을 걸었다. 잔뜩 흐린 날씨에서..

일곱 步 2019.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