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재현은 이 시집으로 처음 접한 시인이다. 이라는 독특한 제목을 가지고 세상에 나온 이 책이 피재현의 두 번째 시집이다. 세상은 넓고 시인은 많다. 어느 책 제목을 패러디한 것이지만 자주 써먹는 나의 표현 문구다. 출판사 걷는사람에서 좋은 시집을 많이 낸다. 먹이 잘 주는 사람에게 꼬리를 살랑거리는 개처럼 나도 한 번 믿음이 가면 자꾸 입을 벌린다. 이 출판사가 그렇다. 이 정도의 시집이라면 앞으로도 쭉 침을 흘리며 꼬리를 살랑거릴 수 있겠다. 이 시집은 세상을 떠난 엄마에게 바치는 헌사다. 아마도 시인의 어머니가 윤채선 여사인 듯하다.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나자 바로 어머니도 병석에 눕는다. 평생 남편을 원망하며 살았건만 막상 혼자가 되니 상심이 컸던지 바로 건강이 무너졌다. 남편 빈 자리에 대한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