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성(定時性) - 홍지호 커튼을 치면 어두워졌다 일고 보면 그건 슬픈 일이다 사고로 딸을 잃은 아저씨를 만났다 기차를 기다리면서 어린아이가 된 거 같다며 웃는 아저씨가 웃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때가 되면 꽃이 피고 진다는 생각이 스쳤고 죄책감을 느꼈다 넘어져도 울지 않는 아이들이 있었다 우리는 별수없이 좋아하는 음식의 종류가 늘어나고 아무도 짐작하지 못해도 꽃들이 자꾸 피어날 시간이 있었다 커튼 사이로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먼지들이 떠다니는 것이 보였다 행성을 생각했고 작지 않다고 생각했다 먼지는 언제나 떠다니고 있었어도 누군가의 커튼 사이로 빛이 통과하자 숨을 쉬는 것이 어려웠다 우리의 행성에서는 떠다니지 못하는 기차 사람들이 가득했다 빈 좌석들과 상관없이 기차는 조금도 지연되지 않았다 알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