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소년의 눈물 - 안상학 염소가 풀을 뽑아 먹는 동안 사막은 저도 모르게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 더 막막해져 가는 사막에서도 지금 여기 없는 꿈이 지금 여기 있는 아픔을 위로할 수 있을까 사막의 한 줌 낙타 똥 같은 어느 마을 할아비 밑에서 자라는 어미 아비 없는 소년을 만났다 할아비는 사위 집에 손자를 맡기고 떠났다, 멀어지는 트럭 발을 동동 구르며 마구 허공을 할퀴던 조막손 소년은 마을 어귀 모래언덕까지 올라가 한참을 바라고 서 있었다 몽골은 눈물이 드물다는데 소년의 눈물 광막한 곳에서는 헤어지는 시간도 길었다 지금 여기 없는 꿈이 지금 여기 있는 아픔을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몽골식 이별을 보면서 양고기칼국수를 먹으면서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나라에서 여태 만나 온 삶의 아픔과 그래도 살게끔 한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