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둥지 속으로 날아든 새 - 서규정
까마귀, 둥지 속으로 날아든 새 - 서규정 여기가 대체 어디야 멀쩡한 사람 주눅 들어 발 저리게 하고 방광에 오줌이 가득 차도 시원스럽게 눌 수 없는 곳 가사상태의 환자들만 득시글득시글 우리 모두 몰려 왔는데, 아는 사람은 없고 휴대폰만 있어 걸려오지 않는 전화에도, 번지는 통증 쩌릿쩌릿 휴대폰은 심장이 된지 이미 오래다 기기가 울린다는 것, 그것이 그리 가슴 아파 줄무늬 시트처럼 시간이 흘렀던가 삼등열차 복도와 같이 북적대는 입원실 입구에 눈에 번쩍 띄는 낙서 한 줄 불치병일수록 더욱 좋다, 뉴 타운의 팻션 사람은, 환자복을 입고선 누구나 그지없이 착하고 누웠다 일어설 땐 당연히 흔들림을 쥐어 잡듯이 찌륵 찌르르 진동음은 받지 않아야 더 깊고 길게 울린다 *시집, , 작가세계 청춘 - 서규정 눈 깜빡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