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산소 - 박승민 약 기운에 쓰러져 잠든 아이의 손을 꼭 잡는다 아이의 손이 내 손을 찾는다 "엄마, 돈 벌면 아빠 다-줘-이 씨! "앞으로 내 이름은 그레고리오야" 이 말을 끝으로 아이는 말문을 닫았다 양파껍질을 벗기듯 하루씩, 꼭 하루씩, 빠르게 지구의 껍질을 벗기며 아주 편안하게 숨 쉴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은가 보다 지구는 아무래도 산소가 부족한가 보다 허기사 누군들 아침에 입던 옷을 접어 머리맡에 수의처럼 놓고 잠들지 않은 밤이 있으랴 네가 벗기다만 껍질을 마저 벗기며 나 또한 하루하루 가벼워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주에는 부드러운 산소(山所)가 아주 많을 것 같다 *시집, 지붕의 등뼈, 푸른사상사 아버지와 아들 - 박승민 봄이 오자 그 도시에는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고 공안검사 출신이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