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을 누구라고 부르는가 - 이정희 매운 연기의 아궁이로 몇 년 살다가 부글부글 끓는 밥솥으로 몇 년 살다가 다시, 솥뚜껑 들썩이는 화로 몇 년을 살았다 조리로 쌀알 일어 안치면 밥물이 자작자작 밥이 누룽지듯 속이 타고 입술이 타는 그런 시간들이 지났다 한 칸 한 칸 정량의 물이 소진되듯 무수한 반복으로 뜸을 들였다 그렇게 찔끔찔끔 물의 공간에서 불의 일렁거림을 거쳐 누룽지는 잔불의 시간 찬장 밑 막걸리가 식초로 발효되는 동안 두껍게 얇게 한 생애가 눌어붙는다 빈 아궁이로 식어가다 시커멓게 그을린 천정처럼 막막해지고 시래기처럼 햇살의 기울기에 뒤채는 그런 사람 어둡고 칙칙한 그 살강을 건너지 못하고 그을음으로 남은 사람 매운 연기도 없이 밥을 짓고 그을린 천정도 없는 눅지 않는 밥솥의 바닥 같은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