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꽃, 그 꽃 - 유기택
이야기꽃, 그 꽃 - 유기택 춘분 전날 밤, 집으로 돌아가는 한 사내가 잘못 내린 버스 정거장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고의가 의심되는 사내의 실종 소식은 곧바로 꽃 세상으로 타전되었고 개화 등고선을 한 뼘 끌어올리고 말았습니다 두손매무리한 생활고에 시달리기만 한 한철 어금니 앙다물고 지낸 겨울의 반란입니다 길을 잃어 본다는 건 금지된 것들에 퍼부어보는 열렬한 항변 이젠 한 뼘 더 높은 데서도 꽃이 피겠습니다 춘분 아침 어디선 꽃 혁명이 불고 있겠습니다 모르긴 해도 찬란한 민란이 어딘가에 있기는 있는 겁니다 *시집, 참 먼 말, 북인 괜찮아 - 유기택 꿈속에서 꿈 이전의 것들을 무어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봄 이전의 것들도 안 봄이라 해야 할지 못 봄이라 할지 조금 서운해도 좋겠습니다 시청에서 지정한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