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둥이가 살아 있다 - 이봉환
망둥이가 살아 있다 - 이봉환 압해도 송공항 선착장에서 육지 사내 셋이 반짝이는 바다가 제 것인 양 낚시줄을 휙휙 끌어당긴다 그때마다 쏙쏙 바다는 몸을 빼내버리는데 사내들 줄곧 팽팽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때! 배고픈 한 마리 덥석 미끼를 물어 냅다 잡아챈다 에라, 이, 망둥이 새끼잖아 이빨로 줄을 툭 끊은 육지 사내 목구멍에 걸린 낚싯바늘도 안 빼주고 무거운 봉돌까지 매단 놈을 바다에 던져버린다 산 채 바다 깊이 수장돼버린 망둥이 새끼 뻘바닥에 처박혀 어린 눈을 끔벅일까 발버둥 칠까 하루 이틀 하고도 십 년이 흘렀는데, 그 새끼들 어찌됐을까 제 힘으로는 벗어날 도리가 없는 줄을 붙들고 펄펄 살아 날뛰던 계만이형의 어린 새끼들 동네 빈집 골방에 박혀 며칠을 끙끙대다가 비소 덩어리 삼켜버린 아래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