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공장의 불빛 - 이우근 노동이 제물(祭物)이지는 않다 신성(神聖) 하다지만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다 걸레 삶은 물로 밥해 먹는 그 인격은 천혜(天惠)의 신분에 반비례 남의 짧은 길, 나는 왜 돌고 돌아가는 지 도생(圖生)의 결과물로 몇 푼 봉급, 훌륭했지, 부끄럽지 않으이 내 한 몸 희생하면 즐거운 나날 훈장이 아니었지만 정말 훈장이었지 잘, 더럽게, 질기게, 살았다고, 삶의 명세서를 나의 코밑으로 드민다. 그러나, 가령, 그렇더라도 불빛으로 위장을 해선 안 된다 불빛으로 위장되어서도 안 된다 생산은 있어도 자위로는 안 된다 소모품으론 더 이상 안 된다 밥 먹기 위해 땅을 다지는 날들 좀 서러운 날들의 연속 어쩌나, 도시락으로 챙김, 그래도 가야 하니, 참 먼 길. *시집/ 빛 바른 외곽/ 도서출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