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장(潮葬)은 어떨까 - 강형철 히말라야 산록에 살고 남은 육신을 토막 쳐 독수리에게 공양하는 천장(天葬)이야 아름답지만 뜯고 남은 뼈를 갈아 고명처럼 짬빠를 뿌려 독수리들이 남김없이 먹고 나면 흔들리는 들풀 따라 적셔진 핏방울도 하얗게 마른다지만 천장 터에 남은 도끼나 칼이 너무나 섬뜩해 아무래도 죽음의 방법으론 좀 거시기해 해망동 조금 못 가 죽어 뒤집힌 망둥어가 누워 있는 서해 긴 썰물 뒤 개펄에 알몸으로 엎어져 짱뚱어에게 한 입 병어에게도 한 입 그렇게 뜯겨 사라진다면 그래도 남아 개펄에 남은 것이 있다면 흐린 하늘 사이로 간신히 빛나는 햇살에 가끔 옆구리께도 말리면서 발가락 무좀도 삭히면서 슬슬 부는 바람에게 마지막 선처를 부탁해 그냥 젖어 사라질 수 있다면 이를 일러 조장(潮葬)이라 부르고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