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끌려 집어든 책인데 제대로 골랐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그렇다고 아버지 역할을 안내하거나 고단한 중년의 외로움을 위로하는 책은 아니다. 목록을 보면 지루한 것 못 견디는 나같은 무식한 사람 주눅 들기 충분한데 생각 외로 재밌게 읽힌다. 이런 책을 읽고 나면 없는 교양을 한 바가지 실컷 마신 기분에 배가 부른 느낌이다. 세상이 고달프거나 울적할 때면 술과 여자로 푸는 사람이 있는 반면 팍팍한 삶을 견디면서 독서와 글쓰기로 헐렁한 내면을 단속하는 사람이 있다. 후자에 속하는 문광훈 선생의 책을 읽다 보면 어떤 삶이 풍성한 인생인지를 깨닫게 한다. 저자의 진솔한 내면을 알 수 있는 정갈한 문장이 읽는 이를 더욱 진지하게 만든다. 책 제목 은 카프가의 글 제목에서 따왔다. 그 대목이 참 인상적인데 저자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