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런 책이 참 흥미롭다. 처세술과도 관계 없고, 그렇다고 빼어난 문장력으로 문학적 완성도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일상에서 무심하게 넘길 수 있는 것을 깊이 있게 파헤친 내용이다. 저자는 어쩌다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녹(綠)의 사전적 풀이는 이다. 신기하게도 녹의 한자는 녹색과 동일하다. 흔히 녹색은 유월의 색깔이라고 할 수 있는 우거진 숲의 녹음을 떠올리게 되나 쇠붙이의 녹은 그 색깔이 아니다. 어떻게 綠이라는 뜻이 이렇게 대비가 되는 곳에 같은 글자로 표기하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혹여 청동 기와에 낀 파란 녹을 표기해서 그랬을까.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에도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이 나오기는 한다. 옛날의 파란 녹은 금속의 발달과 함께 현재의 고동색 비슷한 색으로 변했다. 현대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