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사진전에 갔다 와서 읽게 된 책이다. 전시회도 좋았지만 나는 며칠 동안 이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오십에 접어 들어서 시작한 사진가의 길이 칠십에 완성된 것이라 해도 되겠다. 오랫동안 향기를 품은 들꽃 같은 사진집에 들어있는 글 또한 너무 시적이다. 그러고 보니 작가의 사진도 시적이다. 수많은 사전전을 봤지만 이만큼 시적인 사진을 본 적이 있던가. 그의 사진전이래야 첫 전시회였던 정미소와 이번 감자꽃뿐이지만 감히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세상엔 널려 있는 시인 만큼이나 사진가도 널려 있다. 주말이면 값비싼 카메라에 유명메이커 아웃도어를 걸치고 떼로 몰려 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일출이나 무슨 안개 자욱한 저수지 등이 그들이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출사지다. 기계에 의존한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