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주 시집은 늘 떨림을 준다. 이 시집은 그의 11 번째 시집이다. 그의 대부분의 시집을 다 읽었다. 대부분이라고 하는 것은 몇 권의 시선집은 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첫 시집 에서부터 그의 시는 나와 코드가 맞았다. 기형도 시인의 유고집이 나온 무렵인가 보다. 그때까지 내가 읽은 시의 영역은 교과서에 나온 윤동주, 김소월, 서정주 정도였다. 조금 더 들어가도 서정윤과 박노해 시 정도였다. 당시에는 시집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기형도 시인이 있는 줄도 몰랐다가 유고집이 나오면서 그의 죽음도 뒤늦게 알았다. 그때부터 시에 대한 호기심은 바이러스 퍼지듯 하나씩 늘어났다. 그때 보신각 근처에 있었던 종로서적은 나의 안식처였다. 시보다 사회과학 책에 관심이 많았다. 보고 싶은 책을 맘껏 사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