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이라고 하고 벗이라고도 하는 - 손진은 어느 쾌활한 구름이 뛰어내려 일 년에 한 여드레쯤 길고 긴 띨 공중에 펄치다 가시나 허물어진 성, 장렬히 전사한 대왕의 혼령이 그 먼 옛 기억을 불러 올해도 저 뽀얀 성벽을 세우시나 이름이 벚이라고도 하고 벗이라고도 하는, 그 많은 연셀 자시고도 여전히 화사한 족속들이 피워 올린 낭하 속 의무와 간섭에서 벗어난 저 바알간 볼우물의 천사들이, 벌 떼와 삼겹살과 햇살 바람들과 얼려 걸어간다 이름이 벗이라고도 하고 벚이라고도 하는, 무뚝뚝한 가지들이 오물오물 축조한 순결한 저 혼(魂)들의 성! 잃어버린 심장을 찾으려 가릉거리는 우리 안의 원숭일 달래려고 하늘은 한 번씩 여린 목젖의 환하고도 정결한 성가곡 허공 가슴에 흩뿌리시나 *시집/ 그 눈들을 밤의 창이라 부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