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돌아오는 것 - 김인호 뻐꾹나리 - 김인호 -떠나고 돌아오는 것 한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는 들락날락대는 마음처럼 올 여름비는 참 두서가 없다 시간을 따라 세월을 따라 어떤 것들은 떠나가고 어떤 것들은 돌아온다 떠나가는 것들에게 손을 흔들고 돌아오는 것들을 마중하며 나는 그저 여기 머무르는 것 같지.. 한줄 詩 2014.11.15
Manhã de Carnaval - Elizeth Cardoso 카니발의 아침 아침, 내게 다가온 행복한 하루의 너무나 아름다운 아침 태양과 하늘은 높이 솟아 올라 온갖 색채로 빛나네 그리고 꿈이 내 마음으로 돌아왔네 이 행복한 하루가 끝나면 어떤 날이 올지 몰라 우리들의 아침에 너무나 아름다운 끝 카니발의 아침, 기쁨이 되돌아 와 내 마음.. 두줄 音 2014.11.15
비극을 이루기 위해 - 배정원 비극을 이루기 위해 - 배정원 내 마음은 모두 방전해버린 건전지 아니, 그 이전에 못쓰게 된 비에 젖은 건전지 이 길은 어디에서부터 휘어져 목을 감아오는가 날개를 잊은 까마귀떼들 거리를 활보하는 밤 마음은 다시 길을 떠나는구나 자신이 쓴 비극 속에서 검은 잉크를 풀어 머리를 감.. 한줄 詩 2014.11.15
소설의 발생 - 최금진 소설의 발생 - 최금진 별과 별이 봉화처럼 연결되어 별자리를 만들고 어둠의 보이지 않는 샛길까지 환하게 잇고자 했던 지혜로운 여행자들의 지도가 훗날 소설의 기원을 이루었을 것이다 누가 처음 이 외딴곳에 와서 들꽃과 바람을 읽고 거기에 밑줄을 긋고 제 살과 뼈로 써내려간 집 한 .. 한줄 詩 2014.11.12
울지마 톤즈 - 구수환 영화를 보고서야 세상에 이런 분이 있다는 걸 알았다. 아프리가 수단에서 의료봉사를 하던 이태석 신부가 지병으로 타계한다. 그의 사후에 이태석 신부님이 남긴 거룩한 행적을 기린 다큐 영화다. 사람은 한 번 나서 한 번 죽지만 이런 삶을 살다 가신 분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제껏 밥만 축내고 산 내 인생이 부끄럽지만 뒤늦게 이렇게 아름다운 인생을 발견하는 기쁨도 있다. 꾸역꾸역 살아야겠다. 세줄 映 2014.10.29
10월 - 기형도 10월 - 기형도 1 흩어진 그림자들, 모두 한곳으로 모으는 그 어두운 정오의 숲속으로 이따금 나는 한 개 짧은 그림자가 되어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쉽게 조용해지는 나의 빈 손바닥 위에 가을은 둥글고 단단한 공기를 쥐어줄 뿐 그리고 나는 잠깐 동안 그것을 만져볼 뿐이다 나무들은 언제.. 한줄 詩 2014.10.25
황혼병 - 이문재 황혼병 - 이문재 저울질하며 추적추적 걸어왔구나 노을에 발목이 빠지면서, 빈 하늘에 버린 이름들 속에서 해진 나를 찾고, 찾으며 어허, 한 번 웃는 것인데 쓸데없이 저울질하며 여기까지, 언제나 시작인 마지막의 노을, 그 실뿌리에 감기며 문득 새빨개지는 피를 흔들어보는 것이구나, .. 한줄 詩 2014.10.17
술잔, 바람의 말 - 김선우 술잔, 바람의 말 - 김선우 그녀의 입술이 내 가슴에 닿았을 때 알 수 있었다, 흔적 휘파람처럼 상처가 벌어지며 그녀가 나의 세계로 걸어들어왔다 유리잔 이전이었던 세계, 바람이 나를 낳고 달빛이 이마를 쓸어주던 단 한 줌 모래이던 때 그때 아직 그리움은 배냇누이라서 알 수 있었다, .. 한줄 詩 2014.10.17
기다림 하나쯤 품고 사는 것도 - 권경업 기다림 하나쯤 품고 사는 것도 - 권경업 가버린 봄은 돌아와 다시 꽃 피운다지만 떠나간 그대는, 다시 오리라 생각치 않습니다 다만, 두고 떠날 때 말하진 않았어도 오죽했을 그 마음 기꺼이 멀어져 그리움 되어 준 내 삶의 소중한 한 사람이여 그대와의 인연 다했다는 걸 알면서도 저 윤.. 한줄 詩 2014.10.14
조금씩 늦거나 비껴간 골목 - 곽효환 조금씩 늦거나 비껴간 골목 - 곽효환 바람 깊은 밤, 어느 골목 어귀 불 꺼진 반 지층 창문을 본다 외등 아래 앙상한 몸통을 드러낸 플라타너스에게 무성했던 잎새의 기억을 물었지만 그네는 답이 없다 저만치 서서 나는 인적 없는 창가에 귀 기울인다 그늘에 젖은 시계도 숨죽여 눈시울 붉.. 한줄 詩 2014.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