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각사는 정갈한 절이다. 말로만 듣던 곳을 잔뜩 기대하고 갔다가 실망한 경우가 많은데 은각사는 참 좋았다. 입구에서부터 일본 냄새를 짙은 풍경도 마음에 들었다. 풍경이 일본색을 띄니 자연히 은각사로 스며들게 된다. 한국 사찰이 깊은 산중에 틀어박혀 대중과 단절되어 있는 반면 교토 도심에 이런 절이 있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절 입구에 들어서면 이런 이색 풍경이 보인다. 모래로 만든 것이라는데 비바람에는 어떻게 견디는지 궁금하다. 은각사는 그리 크지 않다. 전형적인 일본식 정원에 둘러싸여 있다. 고즈넉하다는 말이 이런 풍경에 어울린다. 단청이 없으니 건물이 정갈하다. 원래는 은칠을 하려 했는데 완성 전에 죽는 바람에 이렇게 남았단다. 믿지 않지만 다행이다. 은각사에 가면 꼭 뒷길을 걸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