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시절 - 서영택
그리운 시절 - 서영택 아무도 그 집에 산다고 말하지 않았다 블록 담 열두 가구가 사는 집 늙은 쥐와 새끼 쥐가 그늘과 햇빛을 몰래 드나들고 담장 널린 햇빛에 홑청이불을 널었다 대문 밖에는 연탄재가 쌓인다 어디선가 된장 끓는 냄새, 좁은 한 뼘 그늘에서 아이들이 자라고 골목길에 종을 흔들고 회전목마가 왔다 아이를 업은 새댁들 수다가 벌어지는 동네 뉴스 스튜디오 간밤 생긴 일에 손뼉을 치고 듣는 여자들의 어머, 어머 눈동자가 커진다 이웃들이 주소 대신 붙여 부르던 정든 별칭, 열두 가구 집 큰소리 한번 없이 정붙여 살았다고 청춘 시절이었다고 그 사람들 다 어디 갔을까 *시집, 현동 381번지, 한국문연 잡초 - 서영택 1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던 해, 우리는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무교동에서 낚지복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