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사 날다 - 박형권
복지사 날다 - 박형권 대학 졸업하면 놀고먹는 것이 평균인 시대에 그녀는 청년실업의 딱지를 뗐다 정신과 폐쇄병동 복지사로 취직하였는데 거기는 정신분열과 알콜중독과 약간의 치매가 양송이버섯처럼 어울려 산다 페트병 다섯 병의 물을 마시고 물 중독으로 자살해 버린 새파란 청춘의 장례식장에서 수수팥떡이 올라오기를 기다리며 미술치료를 하는 날 치매는 똥 싸고 알콜중독은 오바이트하고 정신분열은 핵분열처럼 담배연기로 버섯구름을 피워 올렸다 치료는 무슨 치료 탁구대에 둘러앉아 울고 싶으면 울고 짖고 싶으면 짖고 쓰든지 그리든지 찢든지 물어뜯든지 마음 가는 대로 휘갈기는 자리였다 그런데 이게 뭘까 새 같기도 하고, 정신분열이 알콜중독에게 알콜중독이 치매에게 치매가 그녀에게 해죽해죽 웃으며 그녀가 날개를 펴고 하늘로 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