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뼘의 여유 - 최정
한 뼘의 여유 - 최정 추락하기 직전 날개 돋는 기적 같은 삶이란 가능한 일인가 눈길 오르막에서 트럭은 정비소에 맡겨졌다 뜻하지 않게 강원도 산중에서 일주일이나 더 발이 묶였다 그러고 보면 내 인생도 뜻하지 않게 여기까지 굴러왔다 한쪽 뒷바퀴가 남겨준 낭떠러지 한 뼘의 짜릿한 여유를 이제껏 모르고 살아왔다 잠시 미끄러졌을 뿐인데 벼랑으로 밀려날까 두려워 미리 겁먹었다 슬쩍 눈 감고 살았다 *시집, 푸른 돌밭, 한티재 돌탑 - 최정 하고많은 땅 중에 돌밭 주인이 된 것은 숙명일지도 몰라 농사의 시작은 끝을 치르는 나만의 무슨 중요한 의식처럼 또 큰 돌을 주워낸다 돌을 주워낼 때마다 왜 무작정 속죄하는 마음이 드는 걸까 먹고살겠다고 이 땅에 흘린 허물 주워 담는 기분이 드는 걸까 차갑고 모난 돌들도 서로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