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인연 - 박미경 엄마다 나만 보면 웃는 아이들의 엄마가 되었고 슬프기 그지없는 나의 엄마 엄마의 빈자리를 채우려 했던 여인 몇, 엄마였다 슬픈 엄마는 부지런한 남편을 만나 남부럽지 않게 살았지만, 생은 너무나 짧았다 떠난 뒤 일 년도 채 안 돼 거처가 있던 여인 작정하고 덤볐고 아버지와 마주 앉아 밥을 먹고 나란히 안방에 누웠다 모든 잠든 밤, 집은 나 대신 울적해졌다 밥그릇 씻는 소리 요란해지자 아버지는 붙잡기 위한 술책으로 위채 기둥을 뽑아 주었다 아주 잠깐 웃음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헛마음만 열어놓았다 닫았다 했다 그 후 뿌리째 뽑혀 나간 여러 개의 기둥에는 무수한 오해들이 달려 나왔다 뭔 일 없는 것처럼 뭔 일은 늘 벌어져 있었다 와중에 오래 머물다 떠난 이 있었다 땡볕 아래에서 캄캄한 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