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대교 - 손석호 추락하는 게 질문 많은 내게 대답하는 것 같아 망설이는 오후가 수면에 발자국을 내는 동안 호주머니 속 출렁이는 우울 흐릿해지고 싶어 눈물 커튼을 펼쳐도 고드름처럼 자라나 찌르는 햇살 건너도 또 다른 건너편이 지켜보고 있고 지금이 어제 읽은 일기 같아 돌아보면 내게 둘러져 있던 내가 잃어버린 목도리처럼 말없이 내 몸을 벗어나 있어 내려다보는 즐거운 통증 내게는 난간이 없다 *시집/ 나는 불타고 있다/ 파란출판 우화(羽化) - 손석호 한 번도 날아 보지 못했던 당신, 앰뷸런스가 모시나비처럼 오르락내리락 고개를 돌아 나가고 유서를 대신하는 냄새가 문밖으로 빠져나온다 명치끝을 꾹꾹 눌렀던 천정의 형광등이 오랜 용화(蛹化)의 얼룩을 내려다본다 기다림의 등이 휜 것처럼 출입문 쪽을 응시한 머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