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 우울한 사랑이여 - 김이하
가라, 우울한 사랑이여 - 김이하 가라, 사랑이여 너를 사랑했다고 말한 것은 거짓이었다 슬프고 우울한 밤을 지샌 어둠 속에서 팽나무 뒤로 하고 너를 돌아보는 새벽 거짓이었다 사랑한다 말했던 것은 내 안에 가득 고인 슬픔의 도착 켜를 알 수 없는 거짓의 지문들 나는 아무것도 나의 것이라 말할 수 없다 이미 사랑이 지나간 하늘엔 또 다른 구름의 흔적 아스라이 비끼고 사랑, 흔적 없이 긴 지평선 끝에서 바람 분다 한 올의 먼지까지도 너다 나는 바람 끝에서 야위어 가는 지평선이다 내가 지워 버린 풍경 그게 너다 *시집, 타박타박. 새미 바람개비 - 김이하 몸은 돌아섰으니 마음만 가 버리면 될 성싶었다 팽나무 가지 끝에 머물던 바람도 이젠 내 길을 따라붙고 오로지 당신을 버리는 일 마음에 불을 삼키고 태워 버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