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건너기 - 신경림
사막 건너기 - 신경림 -몽골에서 황량한 초원을 조랑말을 타고 건너자 허리에는 말린 말고기 한줌 차고. 톈산(天山)을 넘어 눈보라 속을 내달렸을 날렵한 몽골 기병처럼. 유목민 게르에 들어 몇밤 지새다보면 너무 지쳐 돌아올 길 아예 잃어버릴는지도 모르지. 누우면 하늘을 가득 메우고 내 온몸을 따뜻이 감싸주는 수많은 별이 있고. 이방인의 문전을 조랑말을 앞세우고 기웃대다보면 어쩌면 이 세상이 다시 그리워도 지겠지. 도시의 매연과 소음까지 어른어른 꿈결 속에 보면서, 내 못나고 천박한 짓이 전생의 일처럼 아득해지면서. 어깨에는 물병 하나 삐딱하게 메고 바람 부는 초원을 조랑말에 업혀 건너자. *시집, 낙타, 창비 낙타 - 신경림 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 별과 달과 해와 모래 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