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나이에 관한 시가 나오면 유심히 들여다 본다. 아마도 50을 넘기고부터였을 것이다. 스무 살이 되기 전에는 어서 나이를 먹어 서른이 되고 싶었는데 마흔 넘길 때 즈음 이렇게 중년의 문턱을 넘는구나 서글펐었다. 마흔 아홉쯤에 조금 혼란스러웠다.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느낌이랄까. 해마다 오는 봄과 가는 가을은 그대로인데 세월을 보는 눈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다. 하물며 오십 넘기고는 오죽할까. 오지 않을 것 같던 그 오십을 훌쩍 넘긴 지도 한참이다. 나이 드는 쓸쓸함 때문일까. 이런 제목이 붙은 시집에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앞으로 이순을 넘기면 더욱 민감할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문장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어쨌든 시에 위로를 받으며 가능한 나이값은 하면서 살고 싶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