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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 박동훈

상위 1% 성적만 들어갈 수 있는 유명 자사고에 다니는 학생과 북한에서 내려온 수학자의 아름다운 만남과 화해를 그린 영화다. 어렵게 느껴지는 수학에 관한 영화인데도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자사고 기숙사에 머무는 한지우(김동휘)와 탈북자 수위인 이학성(최민식)은 처음 악연으로 만난다. 가난한 홀어머니는 어렵게 들어간 학교에서 아들이 잘 적응하길 바라지만 담임은 전학을 권유한다. 명문대 진학을 위해 친구들은 모두 과외를 받지만 지우는 그림의 떡이다. 지우의 딱한 사정을 안 이학성은 지우에게 수학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천재 수학자의 가르침에 실력이 향상되는 것도 잠시 지우는 시험문제 유출범으로 지목된다.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면 이 사건을 무마해주겠다는 담임의 제의를 지우는 어쩔 수 없이 따르게 되는데 이학..

세줄 映 2022.03.30

사막의 꿈 - 나호열

사막의 꿈 - 나호열 어느 사람은 낙타를 타고 지나갔고 순례자는 기도를 남기고 사라져 갔다 그때마다 화염을 숨기고 뜨거워졌다가 밤이면 무수히 쏟아져 내리는 별빛으로 얼음 속에 가슴을 숨겼다 나에게 머무르지 않는 사람들의 발자국을 침묵과 고요 속에서 태어난 바람으로 지우며 육신의 덧없음을 일깨우곤 했다 오늘도 낙타의 행렬과 순례자들이 덧없이 지나갔지만 나는 꿈을 꾼다 그 사람이 오고 백년 만에 비가 내리고 백년 만에 내 몸에서 피어나는 꽃을 어쩌지 못한다 ​안녕이라는 꽃말을 가진 사람 *시집/ 안부/ 밥북 후생(後生) - 나호열 저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고 다짐했다 얼굴도 없이 뼈도 없이 맹물에도 풀리면서 더러운 것이나 훔치는 생을 살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 하늘만 바라보면서 고고했던 의지를 꺾은 것은 내 잘..

한줄 詩 2022.03.29

벤치와 구상나무가 있는 공원 - 류흔

벤치와 구상나무가 있는 공원 - 류흔 애인이 버리고 간 여자의 어깨가 흔들렸다 잔가지에 별이 열리는 밤 대규모의 슬픔이 군단(群團)처럼 걸어오는 밤이다 벤치는 여자의 엉덩이를 만지며 감싸 쥔 손가락 사이로 주룩 흘러내린 울음을 핥는다 잘 가라 나쁜 놈 그쯤 욕은 해야겠지 이해한다 여자여 스산한 야밤에 홀로 우는 너는 누구냐? 을씨년이야 벤치는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원맨쇼의 달인이다 엊그젠 인부들이 다 큰 나무를 데려왔지 무언가를 꾸미거나 모색하는 매우 기획적인 성향의 구상나무 때론 곧이곧대로 풍경을 일러주는 구상나무 구름다리 건너 동편 호수 옆에 발목을 묻은 밤의 우두커니 낮에는 피라미드 형신에 푸른 관상이었던 이제는 검은 실루엣이 돼버린 비구상 비현실 같던 이별이 현실임을 깨달을 때 여자는 비구상으로 ..

한줄 詩 2022.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