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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한 윤회 - 박남준

불온한 윤회 - 박남준 유곽을 찾듯 산을 건너왔으나 보이는 저 산으로 가면 모든 길의 지척은 첩첩의 빗장을 걸어 열리지 않는다 생애를 걸어가던 길이 있었어 그 길의 어디쯤 손짓하며 부르던 잘못 들었나 어디서부터 한때 이 산중에도 흥망이 있었지 멀리 불빛을 가둔 산문의 이쪽 허공 중에도 이를 곳이 있었는가 도처에 일어난 횡횡한 비명, 시위 같은 바람이 문 문을 걷어찬다 저 바람을 타고 나도 날아 올랐던가 문 밖에 떨어져내렸던가 문득 흔들고 가는 생각 한편을 뚫고 고요를 가르며 땅~ 벼락처럼 울리며 꽂히는 풍경 소리 어떤 경전도 어떤 법어보다도 나를 관통하는 그 꾸짖음 눈 두는 곳이 절벽이다 생각이 미치는 곳이 절벽이다 그 절벽 앞에서 무릎 꿇어보았는가 절벽의 발걸음 되돌려보았는가 건너오면 캄캄하도록 되짚어..

한줄 詩 2012.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