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드풍으로 - 한명희 -지천명을 등에 업고 몸 여기저기 불다 만 풍선처럼 물집이 나 있다 눈 부릅뜨고 봐도 알 수 없는 세상을 위하여 시를 쓰던 당신은 모래밭에 집을 짓고 나는 발라드풍으로 노래를 한다 커피숍 한쪽 구석에서 너무도 자주 네 꿈을 꾸었기에 그때는 밤이었지요 말라비틀어진 나무에도 연분홍 꽃이 피는 아침 집채만 한 파도쳐 잠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방파제 또는 열기구, 가슴속에 불을 지피던 여자를 찾아가다 추락한 어느 섬 헤엄쳐 나올 불면의 바다였지요 누군가 미소 띤 얼굴이 보내는 한 잔의 따뜻한 질책과 초승달 같은 눈빛의 차가운 격려 속에 모래밭에 집을 짓고 알 수 없는 시나 쓰던 당신처럼 지천명을 등에 업고 견디는 하루는 파도쳐 쉽게 지치고 사막을 걷다 물집에 잡힌 몸은 기댈 곳이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