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샅에 귀 하나 새겨 넣고 - 박위훈 발라진 울음이 낮다 한 부음이 자정의 담장을 넘는다 귀를 버린 내게 들리는 핏빛 이명 닳아 쉬어 터진 음정을 재생하는 엘피판처럼 어둠은 등을 맞댈수록 무딘 가시를 곧추세웠다 어떤 관절은 새소리를 달여 무릎이 서고 새벽은 음식물 봉투 속 불은 라면 면발을 딛고 온다 이슬의 찬 독배를 마신 돌배나무가 밤의 태엽을 나이테에 감으며 알려주던 당신의 적소(適所)에서부터 어둠이 시작됐다는 말 가까워질 수 없는 관계는 허기이거나 어떤 소외 식어 화석이 된 심장에 온기가 돋듯 활처럼 휜 허기가 어둠의 거푸집을 할퀼 때 달무리를 감싼 주검의 문양을 보았다 부패된 귀로는 새를 부를 수 없어 어둠의 샅에 귀 하나 새겨 넣고 너를 듣는 밤 나이테에 감기는 비명을 사뿐, 물고 가파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