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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사직단-기차바위-홍제동

예전에 한 달에 한 번은 갔던 산인데 요즘 인왕산 오르는 게 뜸했다. 이제부터 먼 데 보지 말고 자주 오르리라. 오늘은 사직단에서 시작했다. 하긴 예전부터 십중팔구 나의 인왕산 출발은 이곳에서다. 갈 때마다 내가 쉬는 자리에 진달래가 피었다. 날씨가 좋아 풍광은 눈이 부실 정도다. 인왕산은 죽을둥 살둥 산을 탈 필요가 없다. 마실 나온 기분으로 가다서다 풍경을 감상했다. 인왕산 정상에 서자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이런 날씨 복 받은 날이다. 기차바위로 가는 갈림길에서 돌아 보니 인왕산 정상이 보인다. 봄이면 피는 진달래를 어찌할 것인가. 산에서 만나는 진달래는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 기차 바위 부근 그늘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30분은 족히 머물렀다. 주변 풍광을 감상하며 한동안 앉아 있..

일곱 步 2022.04.10

인왕산 자락길 + 안산의 봄

서울에서 봄맞이 할 곳이 어디 인왕산뿐이랴만, 오랜 기간 동네 뒷산 오르듯 올랐던 산이 인왕산과 안산이다. 화창한 토요일 김밥 한 줄과 시루떡 한 팩, 생수 한 병 달랑 들고 인왕산 자락길을 걸었다. 중턱에서 바라본 인왕산 정상이다. 오늘은 정상보다 봄이 있는 곳을 찾아 자락길 위주다. 정상은 뒤로 미루고 국사당 가는 길로 들어선다. 해골바위 근처에서 봄을 만끽하며 오래 머물렀다. 개나리가 한창이다. 풍광을 실큰 감상하고 국사당 쪽으로 내려간다. 인왕사의 상징인 선바위는 언제 봐도 신비롭다. 국사당과 인왕사 주변이 봄꽃으로 황홀하다. 인왕산을 오를 때 이곳이 출발점인 날도 있다. 안산을 가기 위해 무악재 하늘다리 쪽으로 걷는다. 인왕정까지 가는 길이 온통 꽃으로 뒤덮혔다. 무악 하늘다리에서 본 인왕산이다..

일곱 步 2022.04.09

불길한 광선과 기이한 날갯짓 - 우혁

불길한 광선과 기이한 날갯짓 - 우혁 손톱 밑이 더럽다고 느꼈을 땐 계절 하나가 사라지고 있었다 건너가기에는 너무 먼 걸음이 검은 물 가득 고인 채 흐려졌다 나는 괴물이 필요해 너의 거친 숨소리처럼 술자리 끝의 악다구니처럼 밋밋하지만 살짝 쓰리고 한없이 가볍기만 한 악력(握力) 너는 자세보다 먼지를 사랑해서 끝이 아닌 것들의 이름을 꼽느라 하루가 갔어 빛나던 것들이면 모두 이름이 있었지 그해에는 마모가 심했다 노인들이 기침은 모래 가루처럼 바닥에 떨어졌고 새들은 그것들을 쪼아대며 길 위에 몸을 긁어댔다 어둠은 증명되는 거야 어둠이 어둠임이 증명되어야 비로소 그림자인 거지 너는 새의 발자국을 따라갔고 자주 넘어졌다 그게 그해의 마지막 날갯짓이었다 *시집/ 오늘은 밤이 온다/ 삶창 저녁의 일부 - 우혁 대부..

한줄 詩 2022.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