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칭 극장 - 이현승 마음이 하는 짓 존경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였지만 또한 사랑하는 것은 우리의 자유였으므로 어쩐지 위대함으로 압도하는 당신 앞에서 존경하지만 사랑하지 않는 것을 우리의 자존심이라고 해도 될까. 마음은, 왜 그러는가 꼭대기 층에서 멈춘 엘리베이터의 숫자를 응시하면서 그런다고 더 빨리 내려오는 것도 아닌데 우리는 더 힘껏 더 자주 호출 버튼을 누르고 멀리 보면 모두들 제각기 갈 길을 갈 뿐인데 누군가가 자꾸 내 인생으로 끼어든다고 생각하며 어쩌다 내가 가서 한잔하면 그 술집에 손님이 붐빈다거나 심지어는 내가 응원하는 팀과 선수는 내가 안 봐야 이긴다거나 변덕이죽 끓듯 한 이 마음 밖으로 나가는 길은 없는가. 마음은 유령거미처럼 종종 여기 없는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누가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