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에서 몽글몽글 부풀어 오르는 - 김륭 찰칵, 한순간이다, 한 번 갇히면 도망갈 수 없다. 백 년이 가고 천 년이 가도 아이처럼 해맑아서 무덤 속으로도 발을 내릴 수 없다 도라지꽃밭 같았다 얼굴을 마주 보면서도 보이지 않는다고 밤을 당신의 발처럼 만질 수 있는 곳. 모든 세상이 거짓말 같아서, 도라지꽃이 필 때도 도라지꽃이 질 때도 사람은 사람을 끝내 고쳐 쓸 수 없어서 사진 속에서 희멀겋게 웃고 있는 당신을 꺼내 발톱을 깎아 준다. 오늘은 내가 좀 착해진 것 같다. 느닷없이 이 형용사는 살 같다. 그래서 당신은 웃고 나는 울고 기억이란 다시는 오지 않을 사람의 뼈, 그러니까 촉망받는 주검들의 이야기. 당신 덕분이라고 쓸 수 있다. 언제부터 내 사랑은 골동품 상점의 고문서가 되어 버렸을까.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