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나는 숨이 그립다 - 황중하 깜박이던 불빛이 사라지고 조금씩 나도 소멸되어 가고 있음을 느낀다 어느덧 나는 너무 많은 젊음을 소모해 버렸다 비닐에 포장된 채로 꽃잎이 시들어가고 있다 숨 한번 크게 쉬어보지 못한 채 꽃은 벌써 말라가고 있다 그렇게 이번 나의 생도 마무리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어제와 같은 태양 속을 내일은 다시 건널 수 없을 것이다 시간은 아카시아 향기를 남긴 채 사라지고 나는 향기로운 죽음의 냄새를 음미한다 누구의 손도 잡지 않는다 상처가 두려우므로 상처가 두렵지 않으므로 죽어가고 있음을 매번 확인하는 것이다 다만 이번 생을 퇴고하기 전 내가 할 일은 나를 애워싼 비닐 포장을 벗고 숨 한번 크게 쉬어보는 일 죽음을 향해 달려가면서도 여전히 나는 숨이 그립다 *시집/ 아직 나는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