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의 끝에서 - 김보일 아마도 흐렸던 날이었을 것이다 그때 너희들의 윤곽이 어슴푸레해져 너희들의 그림자는 서로를 허락하며 즐겁게 넘나들기도 했지만 후박나무 그늘로 내리는 여름이 하도 성급했으므로 태양은 제 기억을 놓치지 않으려 분주히 잎새들을 둥글게 키우고 바람은 또 무엇을 기억해 내려는지 미루나무 밑동을 바삐 타 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보아라 여름은 늘 최초의 여름이었으므로 바람은 늘 새벽으로부터 다시 불어 왔으므로 태양과 바람의 기억은 낡고 낡음으로 가득 찬 세상의 저녁에 새 이름을 부르러 너희들은 갔다 *시집/ 살구나무 빵집/ 문학과행동 별 - 김보일 목동이 별에 관한 지식을 늘어놓자, 스테파네트는 그래, 어쩜, 하면서 맞장구를 쳐 준다. 목동은 신이 나서 별에 관한 모든 지식을 꺼내 놓을 태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