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 진행 경위서 - 이송우 한 놈을 뽑으면 여럿이 솟았다 엄마의 머릿속 새치는 솎아내도 늘기만 하였다 아버지를 닮았다는 말이 좋아 더 열심히 책을 읽었지만 도대체 그는 언제쯤 엄마 새치를 뽑아 줄 것인가 내 어린 무릎에 놓인 엄마 머리는 무거웠다 심통이 날 때면 나는 여럿을 잡아 뽑았다 아버지 없는 나, 엉터리로 뽑은 새치 때문에 백발이 된 울 엄마 사랑하는 박인순 선생님 그대여 내 새치를 뽑지 마시게 이것이 단 한 올도 건드리지 않은 내 흰머리, 더딘 진행 경위서 *시집/ 나는 노란 꽃들을 모릅니다/ 실천문학사 수면 장애 - 이송우 비 그친 오후 청파동 길바닥 돌맹이처럼 굴러다니는 사람들 저 감은 눈과 벌린 입속에서 나는 잠을 잔다 키우던 개를 매달아 놓고 몽둥이로 때려잡던 복날 어른들처럼 순해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