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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연속극 - 김해동

일일 연속극 - 김해동 일일 연속극을 보면서 견딘다 가을에서 이듬해 봄까지 비디오테잎으로 장식장 하나를 채우고도 남을 만큼의 분량이 제 발로 걸어 들어왔다 함께 울고 웃었다 때로는 기가 차서 억울해 하면서 "저것 다 연기야"하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허위로 가득 찬 세상 재생하여 반복되어도 눈 뜨면 사라지는 안개 속이다 일일 연속극을 기다리면서 드라마 같은 또 하루를 견딘다 종방 어디쯤 덧니처럼 튀어나온 버들강아지 가늘고 긴 물관이 터져 내 봄도 언제쯤 활짝 피어나겠지 *시집/ 칼을 갈아 주는 남자/ 순수문학 패티 김 - 김해동 칠십오 세에 하이힐 신고 블루진 입고 포즈를 취한 디바 해는 뜰 때보다 질 때가 더 아름답다고 황혼을 불러 노래한다 봄날부터 꽃 안개로 물들이며 연인들이 가야 할 길을 빛과 그림자로..

한줄 詩 2021.09.09

나를 미는 의문 - 서상만

나를 미는 의문 - 서상만 -작심 3 그래, 올 그믐을 넘기면 나 몇 살이지 오늘 이 노을 내일 저 바람 따라가며 무명에 잠들지 못하고 침침한 눈까지 가납하며 나잇살로 버티는 우련 내 속내가 뭣인가 무늬도 향기도 날아간 하구의 망부석처럼 망가지고 일그러진 고독 발동선 한 척 얻어 타고 나, 이제 분월포에 가서 흔들의자에 잠길까 보다 *시집/ 그런 날 있었으면/ 책만드는집 하늘은 - 서상만 사람들은 왜 하늘을 우러르고 원망하고 빌고 탄식하는지 시원의 나라, 그곳은 언젠가 우리들 돌아가야 할 곳 하느님은 해결사, 갠 날은 태양을 흐린 날은 눈물로 비 뿌리며 피눈물보다 더 맑고 냉정한 백설 생피 같은 먼동과 노을을 차려놓고 이 세상과 대면하고 있다 오늘 밤 나의 소원은 별에 지는 것 '나, 별무리 따라 빙빙 ..

한줄 詩 2021.09.09

음식물 쓰레기 전쟁 - 앤드루 스미스

TV에서든 유튜브에서든 먹는 방송은 인기다. 우연히 관련 자료를 찾다 들어간 유튜브 먹방 구독자 숫자가 100만명이 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음식 정보나 상식을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그저 특정 메뉴를 조리해 먹는 것뿐인데도 그렇다. 대부분 먹는 것에는 관심이 많아도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는 등한시 한다. 이런 책은 요리책보다 안 팔릴 게 뻔하다. 이 책의 저자 앤드루 스미스는 맛난 음식 잘 먹는 것에 초첨이 아닌 어떻게 하면 음식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까를 연구하는 학자다. 음식 쓰레기를 안 만들 수는 없다. 수박을 먹으면 껍질이 쓰레기로 나오고 생선을 먹고 나면 뼈와 머리 등이 모두 쓰레기다. 이 책에서는 이런 음식 쓰레기를 말하는 게 아니다. 가정에서뿐 아니라 생각보다 참 많은 곳에서 음식이 버려..

네줄 冊 2021.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