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연속극 - 김해동 일일 연속극을 보면서 견딘다 가을에서 이듬해 봄까지 비디오테잎으로 장식장 하나를 채우고도 남을 만큼의 분량이 제 발로 걸어 들어왔다 함께 울고 웃었다 때로는 기가 차서 억울해 하면서 "저것 다 연기야"하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허위로 가득 찬 세상 재생하여 반복되어도 눈 뜨면 사라지는 안개 속이다 일일 연속극을 기다리면서 드라마 같은 또 하루를 견딘다 종방 어디쯤 덧니처럼 튀어나온 버들강아지 가늘고 긴 물관이 터져 내 봄도 언제쯤 활짝 피어나겠지 *시집/ 칼을 갈아 주는 남자/ 순수문학 패티 김 - 김해동 칠십오 세에 하이힐 신고 블루진 입고 포즈를 취한 디바 해는 뜰 때보다 질 때가 더 아름답다고 황혼을 불러 노래한다 봄날부터 꽃 안개로 물들이며 연인들이 가야 할 길을 빛과 그림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