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사는 행복한 사내 - 홍성식 강에서 바닷고기의 비린내가 온다 어둠 깔리는 수산시장이 생선의 배를 갈라 새끼의 배를 불리는 사내들 악다구니로 끓는다 보기에도 현란한 사시미칼 서슬 아래 펄떡이는 생명 내장 쏟으며 쓰러지지만 서른아홉 대머리 박씨에겐 죄가 없고 죄 없으니 은나라 주왕도 안 무섭다 허풍과 농지거리 섞어 서푼짜리 생 헐값 떨이에 거래하는 고무장화의 거친 사내들 파르르 떨어대는 넙치 아가미에선 '과르니에리 델 제수' 소리가 난다 그래, 오늘만 같다면 이번 달 딸아이 레슨비는 걱정 턴다 새까만 박씨 낯짝 전갱이 굵은 비늘이 빛난다. *시집/ 출생의 비밀/ 도서출판 b 대게잡이 선원 철구 씨 - 홍성식 당 45세 철구 씨는 우즈베키스탄으로 간다 여기서 구하지 못한 아내 거기라고 쉬이 찾아질까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