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아름다운 사람 - 이성선

마루안 2017. 11. 29. 18:51



아름다운 사람 - 이성선
 


바라보면 지상에서 나무처럼
아름다운 사람은 없다.


늘 하늘 빛에 젖어서 허공에 팔을 들고
촛불인 듯 지상을 밝혀준다.
땅 속 깊이 발을 묻고 하늘 구석을 쓸고 있다.


머리엔 바람을 이고 별을 이고
악기가 되어온다.


내가 저 나무를 바라보듯
나무도 나를 바라보고 아름다워 할까
나이 먹을수록 가슴에
깊은 영혼의 강물이 빛나
머리 숙여질까


나무처럼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고 싶다.
나무처럼 외로운 사람으로 살고 싶다.


혼자 있어도 노을이 찾아와 빛내주고
새들이 품 속을 드나들며 집을 짓고
영원의 길을 놓는다.
바람이 와서 별이 와서 함께 밤을 지샌다.



*시선집, 빈 산이 젖고 있다, 미래사

 





 
 
사랑하는 별 하나 - 이성선

 


나도 별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외로워 쳐다보면
눈 마주쳐 마음 비춰주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도 꽃이 될 수 있을까
세상 일이 괴로워 쓸쓸히
밖으로 나서는 날에
가슴에 화안이 안기어
눈물짓듯 웃어주는
하얀 들꽃이 될 수 있을까

 

가슴에 사랑하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외로울 때 부르면 다가오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마음 어두운 밤 깊을수록
우러러 쳐다보면
반짝이는 그 맑은 눈빛으로
나를 씻어 길을 비추어 주는
그런 사람 하나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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