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와 그 적들 - 이문재 혼자 살아보니 혼자가 아니었다 혼자 먹는 밥은 언제나 시끄러웠다 없는 사람 없던 사람 매번 곁에 와 있었다 혼자 마시는 술도 시끌벅적 고마운 분들 고마워서 미안한 분들 생각할수록 고약해지는 놈들 그 결정적 장면들이 부르지 않았는데 다들 와서 왁자지껄했다 저희들끼리 서로 잘못한 게 없다며 치고받기도 했다 혼자 있어보니 혼자는 불가능했다 나는 나 아닌 것으로 나였다 *시집/ 혼자의 넓이/ 창비 우리의 혼자 - 이문재 혼자는 바쁩니다 외롭거나 쓸쓸할 겨를이 없습니다 혼자는 오늘도 모든 걸 혼자서 다 하려고 정신이 없습니다 친구를 만나지 않는 것도 혼자 전기밥솥 예약 버튼을 눌러놓지 않는 것도 옛 애인 이름을 생각하지 않기로 한 것도 국가고시에 접수만 하고 시험장에는 안 가는 것도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