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위적이라는 방이 있었다 - 이은심 문을 두드린다 응답하지 않는다 안에서 밖을 잠근다 견디는 방식이 문제다 문을 연다 텅 빈 방이 방을 업고 나간다 못 견디는 방식이 문제다 독실한 내일에 월세를 지불하지 않았으므로 뺨을 지나 옷깃을 지나 한없이 빈곤한 고양이가 트럭 밑에서 비에 젖은 바닥을 꺼내온다 고양이도 생활고를 알까 모과를 떨어뜨린 나무와 아이를 놓친 창문과 종일 식탁보처럼 흘러내려서 백수인 거야 바닥을 다 울고 나면 울음은 또 어떤 바닥을 쳐야 하나 내일이라는 방을 예약하지 않고 갑자기 알게 된 슬픔 앞에 빈방만 놓고 돌아섰다 나도 내 젊음에 폐업 쪽지를 붙이고 싶을 때가 있었으므로 그 쪽지가 너풀거리는 곳에 흰 꽃 한 송이 두고 싶을 때가 있었으므로 *시집/ 아프게 읽지 못했으니 문맹입니다/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