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3890

며칠을 봄바람 불어대더니 - 강시현

며칠을 봄바람 불어대더니 - 강시현 며칠을 봄바람 불어대더니 이런! 고단새 뭔 일인가, 매지구름 흥건하네 어제 동틀 때 창 열고 보았던 목련 봉오리 눈에 담아 두었더니 금세 기지개 다 켜 버렸네 암만, 목련 피지 않으면 봄도 아니지 저 구름 떨어지면 무거워 꽃목 부러질까 조마조마하니 바람도 살살 불어라 내 삼백예순다섯 날은 목련의 자리 이제 황급히 지면 그 많은 밤들 어찌 묵새길까 가슴 졸이며 봄비를 멈추고 싶다네 *시집, 태양의 외눈, 리토피아 사월 - 강시현 꽃들이 목숨을 버려서 거리는 어두웠지 주인 있는 땅과 모두가 주인인 허공 사이로 빈 주머니 같은 세월이 던져지고 알 수 없는 이름과 더욱 가려진 마음과 어둠의 손톱이 땅을 긁으며 새하얗게 떠다녔지 원한을 갚지 못해 철썩이는 파도처럼 연신 바람이 ..

한줄 詩 2018.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