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여귀 - 정소슬 쩔쩔 끓는 한여름인데 그는 방에다 불을 수혈해야 산다 주워온 아카시아 둥치 도끼로 패 넣으며 손가락마다 박히는 연기에 눈물을 뺀다 그러던 그가 건네는 담배 받아 물고는 떠듬떠듬 말을 보낸다 호 혹시 풀과 머 먼지로 말아 만든 다 담배 피 피워봤냐고 구 군홧발에 짓이겨진 푸 풀포기 훔쳐 말리고 바 방다닥에 뒹구는 머 먼지 채워 자 장발장 채 책갈피 찢어 두 둘둘 말아 만든 다 담배..... 간신히 빼 문 창살 사이 장발장의 손모가지 뻐끔뻐끔 피어오르면 부모형제 죄다 찢기어 날고 그의 육신도 산산 찢어져 연기가 되어 날아다녔노라 했다 이제, 나이 가늠조차 어려운 화석 같은 몰골로 버려진 폐가에서 밤이슬 피하고 폐박스 모아 끼 때우며 사는 남자 피붙이 다 어디 사는지 머릿속에 남아 있지..